<현동칼럼> 꿈에서 죽어 본 적 있는가? 2025. 01.15(수) 09:56 |   | “(---) // 내가 인생을 다시 시작한다면 / 초봄부터 신발을 벗어 던지고 / 늦가을까지 맨발로 지내리라. / 춤추는 장소에도 자주 나가리라. / 회전목마도 자주 타리라. / 데이지꽃도 많이 꺾으리라.” < 인생을 다시 산다면 / 류시화 >
꿈에서 죽어 본 적 있는가. 다시 살아난 경험도? 며칠 전 꿈에서 죽음을 경험했다. 실제가 아닌 꿈이었지만 깨어나기 전까지 그건 확실한 실제였다. 오래 고심했다. 그냥 죽어 있을 것인지, 아니 다시 살아날 것인지---. ‘그대로 죽어 있는 게 편하다’라는 생각이 ‘그냥 죽어선 안 되지’라고 바뀌었다. 꿈에서 깨어났다.
찰스 디킨스 소설에 나오는 스크루지는 크리스마스 날, 꿈에서 죽은 자기모습을 본 후 새사람이 된다. 구두쇠 영감에서 돈 잘 쓰는 자비로운 사장님으로 바뀌었다. 스크루지는 인생을 새로 다시 시작하게 된 것이다. 류시화 시인은 ‘인생을 다시 시작한다면, 신발을 벗어 던지고, 춤도 추고, 회전목마도 자주 타겠다’라고 말한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인생을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꼭 꿈에서 죽은 자기모습을 보아야 하는가. ‘걷기명상의 성자’ 틱낫한 스님은 ‘숨을 들이쉬고 내쉴 때마다 호흡을 자각하라. 살아 있는 것은 기적이다.’라고 말씀한다. 숨을 들이쉬는 순간, 인생은 시작된다. 숨을 내쉬며 기적을 느낀다. 신발을 벗고 숨을 들이쉬고 내쉬며 흙길을 걷는다.
“다음번에는 더 많은 실수를 저지르리라. / 긴장을 풀고 몸을 부드럽게 하리라. / 이번 인생보다 더 우둔하리라. / 가능한 한 매사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며 (---) < 인생을 다시 산다면 / 류시화 >”
김종남 위원 mhtong@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