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춘 ' 겨울나무'

2024. 12.02(월) 09:22

한 잎 두 잎
내려놓더니

빈 가지만

하늘 보고 있다.

더 큰 나무
되기 위해

마음 비운
겨울나무

<해설> 내려놓고 비우기가 쉽다면 세상은 참 살기 좋을 거다. 하지만 99개 가진 자가 1개 밖에 없는 사람의 것으로 100개를 채우는 세상이다. 나는 바담풍하면서 너는 바람풍해야 한다며 몰염치의 눈을 부라리고 입틀막을 하는 세태이다. 백석의 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의 주인공 김영한이 1,000억대의 대원각 재산을 아낌없이 내놓아 고단한 사람들이 잠시 쉬어가는 길상사가 되었다. 이봉춘 시인의 동시 ‘겨울나무’는 그 무소유의 소유와 세상의 더 큰 호혜와 평화를 위해 마음을 비운 어지러운 시대의 파수꾼 나무이다.


김 목/ 아동문학가

박원지 기자 mhtong@hanmail.net        박원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