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동시> 방승희 '내가 보고 싶으면'

2023. 11.02(목) 09:50

엄마 엄마
응?
엄마는 수아가 유치원 가면 뭐해?
우리 수아 기다리지!
벌써?
그으럼! 엄마는 우리 수아가 늘 보고 싶거든.
아이 참, 그럼 내 강아지 인형 꼭 안고 있어.
내가 초고속으로 쓩 다녀올게!

<해설>
세상의 크기는 얼마일까? 수아는 두 팔 벌려 우리 엄마라고 하겠지. 사랑의 크기는 얼마일까? 엄마도 두 팔 벌려 수아라고 하겠지. 엄마는 수아가, 수아는 엄마가 바로 이 세상이고 사랑의 모든 것이기 때문이다. 방승희 시인의 동시집 ‘내가 보고 싶으면’의 동시 ‘내가 보고 싶으면’은 그렇게 세상과 사랑의, 공간과 시간을 깨닫게 한다. 태양계 같은 천체는 은하계에 수천억 개가 있고, 또 이 은하계도 온 우주에 수천억 개가 있다. 하지만 그 알 수 없는 무한의 우주도 ‘내가 보고 싶으면’의 수아와 엄마의 보고 싶음과 기다림보다 크진 않으리라.

김 목/ 아동문학가

박원지 기자 mhtong@hanmail.net        박원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