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동시> 김능자 '참 좋겠다'

2023. 03.13(월) 09:58

꽃들은 참 좋겠다.
다 함께 피어나도
괜찮으니 너무 좋겠다.

벌들도 참 좋겠다.
마음대로 날아와서
꿀을 따가니 정말 좋겠다.

햇살이랑 입맞춤하는
새들도 꽃가지에 앉아
노래 부르니 신바람 다겠다.

서쪽 하늘에 꽃구름 동동
밤 물들면 별 무리랑
총총히 함께 놀아 참 좋겠다.

......................................................................
<해설>
한겨울 새벽 화로도 없던 산사 툇마루 스님의 독경은 누구를 위한 염원이었을까? 군부독재 탱크 앞에 나부터 잡아가라며 드러눕던 신부님의 의기는 지금 어디 있을까? 독립만세 외치다 끝내 푸른 하늘 다시 못 본 유관순, 그날 임종 예배 목사님도 실존 인물이 아닐까? 김능자 시인의 동시 ‘참 좋겠다’는 우리가 우리 아이들에게 주어야 할 의무와 권리의 총체이다. 그러나 다 함께 피어나니 참 좋은 꽃, 마음대로 꿀을 따는 벌, 꽃가지에 앉은 새, 별 무리와 노는 꽃구름의 세상은 결코 말만으로는 얻어지지 않는다. ‘참 좋겠다’가 참 부럽다.

김목/아동문학가

박원지 기자 mhtong@hanmail.net        박원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