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祐含칼럼> 잘츠부르크 축제와 버스커즈 월드컵

2022. 12.27(화) 09:47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는 모차르트의 고향이자 전설적인 지휘자 카랴얀이 태어난 곳이다. 이들이 잘츠부르크에서 태어났기에 음악의 도시가 되었을까, 아 니면 음악의 도시에서 태어나 유명한 음악가 된 것일까?
알 수는 없지만 잘츠부르크는 오래전부터 귀족들의 여름 휴양지로 유명했다. 휴가 때는 자신들이 후원하는 음악가들과 동행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음악회나 오페라 공연이 열렸다고 한다.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이 시작된 것은 1920년의 일이다. 매년 7월 중순부터 8월 말까지 개최되는데 시내 전역에서 200여 회의 음악회가 열린다. 공연장 이외에도 광장에서 대형 스크린을 통해 오페라나 발레 공연을 감상하는 등 도시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무대가 된다.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은 19세기 말 ‘국제 모차르테움 재단’이 개최한 잘츠부르크음악축제에서 유래했다. 이 음악 축제가 발전돼 1917년 잘츠부르크 축제극장 기구가 만들어지고 극작가 후고 폰 호프만스탈, 작곡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연출가인 막스 라인하르트 등이 동참했다. 결정적으로 오스트리아의 마지막 황제 카를 1세가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축제 운영 자체를 이들에게 맡겨주었다.

이렇게 하여 탄생한 잘츠부르크 축제는 100년 역사를 거치면서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축제, 독일의 바이로이트 축제와 함께 유럽 3대 음악제로 자리매김했다. 매년 25만 명 정도가 축제관람을 위해 잘츠부르크를 찾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920년 8월 22일 잘츠부르크 대성당 앞 계단에서 호프만스탈의 연극 <예더만>으로 시작된 페스티벌은 지금도 이 전통이 지켜져 오후 5시 또는 9시에 막이 오른다. 젊은 가수들을 뽑는 오디션 프로그램과 어린이를 위한 공연도 페스티벌의 성공 요인이다.

올해 아시아문화중심도시 광주에서는 ‘제1회 버스커즈 월드컵 인 광주’ 가 개최되었다. 충장축제 기간에 열려 다소 홍보가 덜 된 측면도 있지만 세계 45개국에서 무려 550여 팀이 참가한 것은 놀라운 일이다. 그것도 아시아 쪽보다는 대부분 버스커즈의 본고향인 유럽과 남미 쪽에서 참여한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광주 충장축제가 월드페스티벌로 나아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인터넷 접수를 통해 수차례 예선을 거쳐 최종 121개 팀에게는 왕복항공료를 제공하고 대상 1억원, 전체 상금으로 2억원을 내거는 등 획기적인 조건을 제시한 것도 잘한 일이다. 대상은 영국과 남아공, 한국팀이 인터넷으로 결합하여 결성한 앙코드가 영예를 안았지만 앞으로 얼마든지 이러한 결합을 통해 세계적인 축제로 발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확인된 셈이다.

우선 이런 축제 기획자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또 광주광역시가 획기적으로 10억원이라는 예산을 편성한 것도 ‘아시아문화중심도시 광주’를 만들어가는데 통 큰 결단이었다. 음악은 비언어 예술로 세계가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장르라는 점에서도 기대가 크다. 한술 밥에 배부를 수 없다. 올해의 경험을 살리고 악기 연주보다 노래에 가중치를 주는 등의 섬세한 노력을 통해 ‘광주발(發) 월드컵’으로 만들어갔으면 한다.

지형원 발행인 mhtong@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