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동시> 문영미 '가을을 달리다

2022. 09.19(월) 09:26

톡 쏘는 햇살 아래
흥얼거리는 허수아비

들녘 오색길 달리는
따릉따릉 자전거

갈대밭에 숨어 춤추는
한들한들 갈바람

산길 따라 따라오는
키 작은 코스모스.

.......................................................................................
<해설>
아이에게 안 되는 것이 없다는 불굴의 정신을 길러주기보다, 안 되는 것도 있다는 판단력을 길러주기가 더 어렵다. 아이에게 붉은 불꽃의 위험을 알게 하는 것보다, 붉은 장미꽃에 가시가 있다는 걸 깨닫게 하는 일이 더 어렵다. 가을의 풍요로움을 위해 한낮 더위를 견디며 새를 쫓는 허수아비, 다가올 풍요로움을 맞이하는 갈대밭의 갈바람, 풍요로운 들녘을 지키는 따릉따릉 소리, 키 작은 코스모스는 그 가을의 풍성함을 일구는 사람들이다. 문영미 동시는 세상사의 순리를 노래한다. 흥얼흥얼, 따릉따릉, 한들한들은 세상의 평화이다.

김 목/ 아동문학가

지형원 mhtong@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