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삼의 박봉술 동편제 춘향가
8일 오후 7시 빛고을국악전수관
| 2022. 09.07(수) 09:4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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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봉술(1922~1989)은 동편제 판소리 명창이다. 1973년 적벽가 예능보유자로 지정을 받았는데 그가 전승한 판소리 5바탕은 동편제 판소리의 정형으로 혹자는 그를 판소리 옥편이라 칭했다.
박봉술의 춘향가는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적벽가와 달리 활발히 전승되거나 공연되지 못했다. 1970년대 초반 뿌리깊은나무 판소리 감상회에서 박봉술의 춘향가가 공개된 이후 이보형이 사설채록 및 전판녹음을 사비를 들여 남겼다.
2011년 전인삼은 청년시절 박봉술에게 사사한 학습내용과 백대웅이 복사하여 전남대에 기증한 박봉술 춘향가 음원, 이보형의 음원을 바탕으로 5시간여의 박봉술 춘향가 전판을 복원하여 국립극장 완창판소리 무대와 전주세계소리축제 완창판소리를 통해 발표한 바 있다,
사설 구성이나 내용의 특징을 보면, 첫째, 박봉술 춘향가에 그려지는 춘향은 다른 바디의 춘향에 비해 좀 더 서민적이고 발랄한 여인으로 그려지고 있다. 광한루에서 춘향과 이도령이 직접 상봉하는 장면은 현대의 판소리에서는 잘 등장하지 않고 박봉술 춘향가에만 나타나는 장면이다. 이는 춘향이가 이도령의 부름에 응하지 않는 조신하고 정숙한 양가녀가 아니라, 방자를 따라 광한루로 가서 이도령과 만나는 적극적이고 발랄한 여인이라는 특징을 갖는다.
또한 춘향이가 춘향모 몰래 이도령을 방에 들게 하는 장면이나 이별할 수밖에 없는 말을 듣고 포악 하는 장면 등을 보면, 비교적 점잖고 얌전한 열녀로 묘사되는 현대 춘향가의 춘향과는 달라, 세속적이고 인간적이고 때로는 포악하기까지 하다. 둘째, 박봉술 춘향가는 다른 바디에 비해 골계미가 두드러지고 비장미는 약하다. 박봉술 춘향가는 곳곳에 걸쭉하고 구수한 재담들이 많이 등장한다.
춘향모를 건넌방으로 건너가게 하기 위해 꾀배를 앓는 대목은 박봉술 춘향가의 재기발랄하고 재치 넘치는 성격을 잘 보여준다. 그리고 이도령이 줄밥을 먹여 키운 까치 새끼를 서울 올라갈 때 데려갈 수 있듯이 사람이라도 그럴 수 있냐고 묻는 재담과 이도령 모친이 춘향모를 불러 돈 오백 냥을 주며 달래는 대목 등은 춘향가 전체를 통틀어 가장 판이한 대목인데, 양반인 이도령을 더욱 골계적으로 묘사하기 위한 것으로 보여 진다.
이별가나 옥중가 대목 등이 다른 바디처럼 확장되지 않고 한 장단 정도로 한정되어 있다. 셋째 사랑가의 구성이 다른 바디에 비해 풍부하게 짜여 있다. 박봉술은 ‘궁자 노래’, ‘타고놀기(말농질)’, ‘옷벗기기’등의 노골적이고 선정적인 표현 등을 과감히 음반에 남겼는데, 이는 지순한 사랑보다는 자유분방하고 발랄한 사랑 표현으로, 절박하고 해학적이며 생동하는 서민적인 초기 판소리와 그 맥이 닿아 있다.
음악적인 면에서도 고제 더늠을 잘 전승하고 있다. 대마디 대장단, 우조중심, 우겨내는 목 등 동편제 판소리의 전반적인 음악적 특성위에 평•우조에 있어 덜렁제 어법의 빈번한 사용, 장자백 계통의 ‘천개자시’로 시작하는 ‘천자풀이’, 고수관 더늠 추천목의 ‘자진사랑가’. 권삼득 더늠 호걸제의 ‘궁자노래’, 모흥갑 더늠 이별가의 ‘여보 도련님’ 염계달 더늠 ‘백구타령’, 송흥록 더늠 ‘옥중가(동풍가)’ 등은 박봉술 춘향가에만 전승되는 내용이다. 전반적으로 박봉술의 춘향가는 정정렬,김연수,김소희등 춘향가를 재창작한 20세기 판소리와 달리 전.후기 8명창의 더늠을 포괄하고 있는 옛소리의 면모를 잘 간직한 소중한 소리이다.
이번 공연은 전인삼의 동편소리 내림을 통한 전남대학교 소리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 김주희, 전남대학교 소리문화연구소 연구원 남다모,광주시립창극단 단원 방윤수, 남원시립국악연수원 교수 유순덕, 전남대학교 소리문화연구소 연구원 이린, 전남대학교 소리문화연구소 연구원 장예림 등의 제자들과 전인삼교수가 주요 눈대목을 연창한다.
함께할 고수에는 광주시립창극단 김규형 예술감독,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고법 예능보유자 박시양, 국립민속국악원 조용안 예술감독이 맡는다.
공연은 유튜브(YouTube) 채널 「빛고을국악전수관」을 통해 온라인 공연 서비스를 제공 할 예정이다.
전석 초대.
문의: 062-350-4557
박원지 기자 mhtong@hanmail.net 박원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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