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동시> 정영애 '나무 도마'

2022. 09.05(월) 12:43

목공방 아저씨
며칠 동안
끌을 잡을 수 없었어.

나무에서
진물이 흐르는 것을
보았거든.

어떻게 하지?
아저씨가
날마다
나무의 살결을
살살
어루만져 주었지.

나무가 송진을 다 토해내고
물결무늬 새살이 돋아났을 때
도마가 만들어졌어.
부드럽고 단단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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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정영애 동시인의 ‘나무 도마’를 읽고 ‘아, 도마는 이렇게 만들어지는구나’ 했다. 또 동시집 ‘나무에 걸린 사이시옷’의 동시들이 이렇게 쓰였구나 했다. 신은 세상을 창조했고, 작가의 작품에는 창작이라는 존칭을 붙여준다. 아동문학가이기 때문에 동시와 동화를 쓰는 것만은 아닐 것이다. 이는 창작의 고귀함이고 소중함이다. 감히 함부로 나서고 허투루 생각할 일이 아니다. 또 독자가 없는 창작은 메아리 없는 외침이니, 정성껏 써서 독자를 맞이할 일이다. 부드럽고 단단한 도마와 같은 동시를 쓰고 동화도 쓰자.

김 목/ 아동문학가

박원지 기자 mhtong@hanmail.net        박원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