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쓰다 도리코 저항시집 '조선처녀의 춤' 번역출간

전남과학대 김정훈 교수

2021. 05.23(일) 18:57

일제강점기 일본 정부와 전범기업의 가해행위를 비판 성찰하고 당시 일본의 식민지 정책과 국가주의를 비판하고 한일우호와 평화를 강조한 일본 프롤레타리아문학의 대표 작가 마쓰다 도키코(松田解子·1905~2004) 저항시집 '조선 처녀의 춤'(범우사刊)이 최근 국내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이 시집은 마쓰다 도키코가 해방 전에 쓴 시들과 조선 관련 시편들이 담겨 있는데 번역은 김정훈 전남과학대 교수가 맡았다.

이중 표제작 '조선 처녀의 춤'은 마쓰다 도키코가 1955년 '생활통신' 19호(1월 1일)에 발표했다. 1954년 도쿄의 (생활) 보호자대회에서 목격한 조선 처녀의 춤에 대한 감상을 담아 쓴 시다.

김정훈 교수는 "조선을 우호적으로 본 마쓰다 도키코의 시선이 느껴지거니와 조선 처녀의 춤을 감상하며 감동하는 표현이 압권이다. 시인은 '아아! 좋은 민족이여! 좋은 나라 조선이여!'라고 노래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시 속의 화자는) 조선 처녀의 손발이 자아내는 춤사위에 도취, 눈물을 흘리는데, 마쓰다 도키코는 춤의 아름다움 속에 조선 분단의 안타까움과 일본에 대한 우려의 마음을 동시에 새겨 넣었다"며 "조선과 일본이 하나이고 조선인과 일본인이 또한 동포라고 묘사한다. 시인이 조선 처녀의 춤을 통해 휴머니즘의 관점에서 조선과 일본의 화합과 선린을 강조해 노래한 작품이다"고 평가했다.

마쓰다 도키코는 1920년대부터 일본 내지의 조선인들과 인간적인 교류를 나눴고, 치안유지법으로 일본권력의 문화통제가 엄격한 상황 하에서 이러한 교류체험을 바탕으로 조선인들의 애환과 삶의 의지를 담은 작품을 발표한 양심적 작가이다. .

시집 '조선 처녀의 춤'에는 여류시인으로는 일본에서 유일하게 판금조치를 당한 시집 '참을성 강한 자에게'(도진샤·1935년)의 작품들과 해방 전에 쓴 50여편의 시, '조선 관련 시편'(3부)도 수록돼 있어 시인의 조선관을 엿볼 수 있다.

마쓰다 도키코는 반전과 평화수호를 위한 활동을 전개하면서 그러한 활동을 어김없이 시로 발표했다. 1960년 미일안보조약 반대 투쟁 때는 그녀의 시가 일본은 물론, 중국의 '세계문학', '인민일보'에 즉시 번역, 게재돼 반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녀는 99세 나이로 세상을 뜨기 3일 전에도 자택에서 진행한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본 시민들에게 헌법 9조를 지켜줄 것을 강력히 호소하기도 했다.

마쓰다 도키코 시인의 장녀는 국립 518민주묘역의 문병란 시인의 묘소 앞에 무릎을 꿇고 참배 한 바 있다 .

박원지 기자 mhtong@hanmail.net        박원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