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원 시인 ' 백년사랑 연리목길' 출간

2021. 04.07(수) 11:28

강병원 시인

당나라 시인 백거이 (白居易)의 장한가(長恨歌)에 이런 대목이 있다.
在天願作比翼鳥(재천원작비익조) 在地願爲連理枝(재지원위연리지)
“하늘에서는 비익조가 되기를 원하고 땅에서는 연리지가 되기를 원하네”
당현종과 양귀비의 사랑을 노래한 것이지만 이땅에서 있을 때눈 연리지처럼 두손 꼭잡고 살고 죽어서 하늘나라에 날개가 하나뿐이 전설의 새처럼 두 날개를 빗대고 날아가자는 뜻이다.

20대에 이웃집 처녀와 결혼하여 50평생을 함께 해온 강병원 시인이 두 번째 시집 ‘백년사랑 연리목길’ 이란 시집을 출간했다. 강시인과 아내는 서로 다른 나무로 태어났지만 연리지처럼 한 몸을 이뤄 사랑의 수액으로 자녀를 낳고 키워 세상을 비추는 햇빛과 햇빛을 가리는 그늘을 만들어 놓았다. 강시인은 부인과 자신을 한그루의 연리목으로 환치하여 이렇게 썼다.

두 상처가 맞닿는/ 사그락사그락 팥자갈 길/
사박사박 시멘트 길/ 계절처럼 번갈아 밟고 간다/
멧새, 매미 청아한 노랫소리/ 아름다운 화음 어우러져/
서로의 생을 부축하며/ 설레는 가을 햇살길을 지나간다/
풀숲 귀또리 합창에 /정겹고 낭랑한 계곡소리/
서늘한 그늘이 길 걷는다/
이십대 결혼 우리 부부/ 끈끈한 정으로 금혼식 보내고/
백년사랑 힐링 길 따라간다/
팽나무와 아카시아/ 사랑나무 연리목 그리며/
청춘 찾으러 사랑길 달려간다/
<백년사랑 연리목길 전문>

강시인은 부인과 함께 한 지난 50년의 삶이 결코 후회스럽지 않지만 다시 두 손 꼭잡고 젊은 날로 되돌아 가고 싶은 간절한 소망을 담아냈다.
첫시집 <들깨를 털며> 발간 이후 6년여 만에 펴낸 이 시집은 1부 시인 머무는 텃밭, 2부 백년사랑 연리목길, 3부 봄날은 간다, 4부 어머니 , 5부 사려니 숲길에서 6부 성령의 솜이불 등으로 나눠 80여편의 시를 실었다.

<어머니> 시를 읽어보자
내 일곱 살 적/ 어머니는 / 이마 잔머리 실끈으로 가다듬고/
검은 머리 동백기름으로 단장한느 / 달빛 박꽃이었다/
내 열여섯살 적/ 어머니는/ 아버지 끝까지 설득하여/
읍내 중학교에 뒤늦게 입학시켜준/ 아침나절 나팔꽃이었다/
내 스물살 적 /어머니는/ 농가만 살림인 농우 팔아/
대학교에 진학시켜준 / 들 건너 밭 목화꽃이었다/
내 예순살 적/ 어머니는/ 이 세상 혈육들과 이별하고 /
하늘나라 이사가신/ 아흔 두 송이 할미꽃이었다/

강시인의 어머니에 대한 회고는 각별하다. 자산의 생애주기에 맞춰 박꽃과 나팔꽃, 목화꽃, 할미꽃으로 승화시켰을 뿐 아니라 어미의 지고지순한 자녀사랑을 오래도록 잊지 않겠다는 시인의 다짐이기도 하다. 특히 강병원 시인은 독실한 크리스천으로 광주 대인교회 장로로 피택되어 오랫동안 교회와 전남노회 발전에 큰 공을 남겼다.

강병원 시인은 전남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한국문학정신 신인문학상으로 문단에 데뷔했으며 HMB-TV 한국방송문화재단 방송문학상, 한국문학정신 신인분학상(2010) 한국예술인연합회 우수장가상(2014) 한국장로문인회 장로문학상, 계간 ‘한양문학’ 한양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한양문학부회장, 21문학시대 수석부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한국기독시인협회 회원, 창조문학 운영이사 등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에벤에셀 간, 10,000원>


지형원 발행인 mhtong@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