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적 心像 라규채 사진전 '眞空妙有'

2일부터 5월 31일까지 로터스 갤러리

2019. 04.05(금) 15:57

라규채 작 '무제'

담양출신으로 평생을 대나무 사진과 함께 살아온 라규채 작가의 사진 초대전이 2일부터 오는 5월 30일까지 광주 무각사 로터스갤러에서 계속된다. 오픈식은 10일 오후 6시.

작가의 열네번째 개인전이자 로터스 갤러리 세 번째 초대전인 이번 작품전에는 ‘무제’ 시리즈의 작품들이 다수 출품되었다.

작가는 왜 작품에 제목을 달지 않았을까? 아마도 그것은 이 세상에 보이는 것만이 진리가 아니며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더 참모습이며, 어쩌면 명제를 달지 않는 것이 참모습에 가깝다는 생각일 것으로 여겨진다.

이제 라규채 작가의 사진은 하나의 철학적 사유의 공간이다. 멈춤과 비움을 말하고 있다고 하지만 이미 멈춤 뒤의 흐름, 비움 뒤의 채움까지 의식한 고도의 정신적 표현으로 생각할 수 있다.

작가는 분명 카메라를 통해 눈에 보이는 가시적 세계를 담아냈으면서도 이것이 본질이 아니라 외형적 허상이라고 말한다. 다시 말해 삼라만상의 본질이라는 것이 실체가 아니라 미미하게 흐른 파동과 진동일 뿐이라는 견해다.

작가는 이미 사진이 아니라 사진을 통해 철학을 말하고 있다. 색즉시공,공즉시색이라는 불가의 심오한 사상을 넘어 진공묘유(眞空妙有)의 세계를 형상화 하고 있다.

평문을 쓴 윤 익 전 광주시립미술관 학예실장은 “ 마치 느긋하게 눈을 감고 마음의 눈으로 세상을 경험하는 심상으로 다가오는 작룸들이 우리에게 인지능력을 느끼께 한다”고 말하고 있다.

라규채 작가는 담양출신으로 광주대학교 대학원 사진학과를 졸업하고 2010년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했으며 사진집 ‘대나무골의 야생화’ ‘대나무골의 누정’ ‘ 한국의 얼이 담긴 담양 대나무밭’ 등 여러권의 사진집을 발간한 바 있다.

또 7회의 개인전 외에도 광주, 서울 미국 등지에서 비중있는 단체전과 아트페어에 참가해 주목을 받았다.

지형원 발행인 mhtong@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