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락을 꿈꾸는 ‘광주서창’ 발간

광주 서구문화원, 인문학총서 제1권으로 발간

2019. 01.31(목) 09:37

우리나라에서 ‘극락’이라는 지명을 가진 곳이 어디에 있을까. 광주 서구 서창동에 는 극락강과 극락교가 있고 광주 시내에서 공항과 송정 방면으로 가는 사람들을 건네준다. 또 극락강을 따라 올라가면 신가동에 극락강역이 있고 서구 유촌동 광주천변에는 극락초등학교가 있다.

예전에 서창나루가 있던 곳이 극락진이었고 근처에는 극락원이라는 여행객을 위한 숙소, 극락정이라는 시인묵객들이 한 수 읊는 정자, 광주지역의 세곡을 실어 날랐던 극락창이 있었다. 이들 주변이 1961년까지는 모두 극락면 관할에 있었던 지역이다.

광주서청의 이야기들을 모아 광주서구문화원이 <光州西倉>이라는 책을 발간했다, 정인서 서구문화원장과 정중수씨가 공동집필한 이 책에는 서창 출신 가운데 호남사림의 기반을 닦은 연산군 때의 눌재 박상과 사암 박순, 임진왜란 때는 삽봉 김세근 장군과 회재 박광옥을 비롯하여 김극추, 박광조, 박대수, 박지효, 박희수, 황호 등의 의병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일제강점기 때는 독립투사로 활동한 김홍두와 양진여 양상기 부자의병장의 무덤이 있고 김원국 김원범 형제의병장의 고향이기도 하다. 또 서창의 마지막 뱃사공으로 알려진 박호련은 마을 주민을 위해 재산과 살을 내놓아 한재를 극복하도록 큰 나눔을 실천한 사례이며, 현와 고광선과 같은 선비정선을 가진 이들의 흔적을 살필 수 있다.

서창 주변에는 산행을 좋아하는 이들의 인기코스인 개금산 백마산 송학산 팔학산 봉황산 사월산이라는 서구6산이 줄을 잇고 있다. 서창의 정자와 재각, 충효비와 정려, 송덕비 등도 한 눈에 찾아볼 수 있다.

설화도 실었다, 박광옥의 영특한 딸 ‘주역각시’를 비롯하여 박상의 고양이 설화, 김세근과 김덕령의 힘겨루기 바위, 왕조대와 견훤대, 고광선의 눈물바위와 푸른 이끼, 용이 된 잉어할머니 등 지역 콘텐츠로 삼을 자원들도 충분하다.

정인서 광주 서구문화원장은 “서창의 아름다움을 지역 문화콘텐츠로 삼고 지역의 의로운 정신과 인물, 이야기들을 덧붙이면 서창의 마을코스를 만들기도 충분하다.”면서 “점점 도시화되고 큰 창고들이 들어서면서 옛 흔적들이 사라지기 전에 간직해야 할 서창의 꿈과 노래를 담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박원지 기자 mhtong@hanmail.net        박원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