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미술상 24주년기념 ‘오래된 대장간’

13일~22일까지 은암미술관에서 개최

2018. 11.12(월) 13:41

강연균 작 '화석이 된 나무'

오래된 대장간, 말만 들어도 마음은 벌써 고향의 오일장에 달려가 있다. 오일장 시장 모퉁이에서 빨갛게 달아오른 쇠를 리듬에 맞춰 두드리던 대장간 아저씨. 녹슬고 버리진 쇠들이 아저씨의 손을 거치면 눈 깜짝할 사이에 어머니들의 사랑받는 호미나 낫, 쇠스랑으로 태어났다. 불에 달은 쇠를 물속에 담글 때 들던 소리와 하얀 수증기, 대장장이 아저씨는 분명 마술사 같은 사람이었다.

어찌 보면 그림을 그리는 작업도 대장간 아저씨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보통사람들이 스치고 지나가버리는 것들에 눈길을 보내고 마음을 기울여 아름다운 그림으로 탄생시켰다. 그래서 그림 속에는 작가의 영혼이 담겨 있다. 돌담모퉁이, 기왓장 사이에 피어 있는 이름 모를 꽃, 겨울 들판에 황량하게 서 있는 나무, 국밥집 아짐, 물레방간이나 대장간, 이런 것들이 모두 화가의 영혼으로 버무러져 새로운 예술로 피어나는 것.

광주미술상 창립 24주년을 기념하고 남도미술의 어제와 오늘을 조명하는 뜻깊은 전시회가 ‘오래된 대장간’이라는 부제를 달고 오는 13일~22일까지 광주 예술의 거리 은암미술관에서 열린다,
광주미술상은 지난 1995년 광주미술계의 원로, 중진의 선배 미술인들이 후배 청년작가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제정해 24년이 된 것이다. 당시 황영성, 강연균, 우제길을 비롯 지역미술계의 선배 미술인들이 (사)광주미술상운영위원회를 창립하고 기금을 모아 매년 작가 개인이나 단체를 선정해 일천만 원의 창작지원금을 시상해오고 있다. 미술인들이 스스로 기금을 모아 시상하는 것은 전국적으로도 유례를 찾아 볼 수 없을 뿐 아니라 지자체나 기업들이 주는 상과는 그 의미가 크게 다르다.

광주미술상은 수상자 선정에 있어서도 파격적이다. 신청을 받아 운영위원 전원이 현장에서 포트폴리오 심사를 하고 최종 3명을 선정해, 프리젠테이션을 거쳐 현장 투표방식으로 선정한다. 때문에 수상자들은 선배가 주는 ‘면류관’이라는 영예까지 안게 되는 것이다.

이번 전시회도 수상자를 선정했던 선배 미술인들과 역대 수상자들이 함께 참여하여 남도미술의 어제와 오늘을 조망하는 전시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광주미술상 수상자들은 국내 유명 미술관의 레지던시 작가로 발탁되는가 하면 국내외 아트페어 등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어 상의 권위를 더해준다.

이번 기념전에는 69명의 작가들이 참여하고 있는데 출품 작가는 다음과 같다
강숙자 강연균 강 운 강일진 김대원 김병모 김숙빈 김영만 김영태 김익모 김재형 김종욱 김종일 김준호 김진화 김충곤 김형수 나명규 문옥자 문인상 박광식 박동신 박동인 박선주 박소빈 박종석 박종수 박현수 배동환 변재현 손장섭 송 용 송필용 신동언 신문용 신창운 오건탁 우제길 이근표 이기원 이매리 이사범 이우진 이이남 이정재 이준석 이태호 임남진 장지환 전진현 정용규 정윤태 조규일 조성호 조정태 조진호 주 홍 진경우 진시영 진원장 최상호 최영훈 최재창 하성흡 한희원 허달용 허 진 황순칠 황영성.

오픈식은 13일 오후 5시.

문의 :062- 226- 6677 / 010-8641-8341

박원지 기자 mhtong@hanmail.net        박원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