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암 김대원 회화의 완결 ‘다시 수묵으로’

14일부터 22일까지 서울 한벽원 갤러리
월전 문화재단 전시지원 작가 초대전

2018. 11.08(목) 10:46

지암 김대원 작 '별을 헤는 밤'

연전(年前) 조선대 미술대학 교수직에서 정년한 뒤 곁눈질하지 않고 오로지 작업의 ‘완결’을 위해 천착해온 지암(芝菴) 김대원 교수가 서울 한벽원 미술관 초대로 서울전을 갖는다.

이 전시는 한국화단의 큰별이었던 월정 장우성 화백을 기념하는 월전문화재단의 지원으로 이루진 것으로 존경했던 선배작가를 만나는 영광스런 자리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회의 화두는 ‘다시 수묵으로’이다. 작가는 먼 길을 돌아돌아 큰 숙제 하나를 풀었다. 한국미술의 해답은 결국 한국에 있고 재료도 우리의 전통속에 모두 답이 있다는 결론이다.

알려진 대로 지암 김대원 교수는 조선대 미술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한국화의 길로 들어선 특이한 이력을 지녔다. 한국화를 전공한 뒤 서양화로 나가는 경우는 많지만 서양화를 전공해 한국화로 돌아선 경우는 흔치 않는 일이다.

사실 그는 어려서부터 서예를 익힌 ‘먹의 아들’이다. 그럼에도 서세동점(西勢東漸) 커다란 흐름 속에서 서양화의 기법을 배웠고 한동안 동서양의 혼합기법들 속에서 다소 혼란기를 보냈다.

90년대 중반까지 추구했던 실경산수화에 나타난 활달한 필선, 강렬한 색채, 역동적인 구도 등도 실경을 옮겨온 것이 아니라 감흥의 회화였다. 시각적 사실성과 다르면서도 현장의 생동감은 훨씬 컸다.

그는 90년대 후반들어 한때 민화적 요소들을 도입한 바 있는데 이는 한국의 전통회화 가운데서 찾아낸 한국적 표현주의를 통해 우리미술의 세계적 보편성, 한국적 전통성을 획득하기 위한 과정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후 2000년대 중반부터 형상성을 해체하고 거의 비구상화면으로 전개된 적이 있다. 캔버스에 아크릴과 과슈를 사용하는 등 서구적 경향을 흘렀는데 그럼에도 그의 궁극적 지향점은 한국의 추구를 잊지 않았다. 화면에서 사용했던 불균형의 선과 비백이 가미된 붓질, 그리고 형태의 변형 등 다소 혼란스런 시기를 겪었지만 그때도 고대벽화나 불교회화, 민화 등에 나타난 미적 조형성을 지켜냈다.

그러나 대학 캠퍼스를 떠나면서 완전하게 수묵채색으로 회귀했다. 그는 이 점에 대해 “ 제자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시켜주기 위한 앞선 실험이었다.”고 말한다. 그는 이번 전시회에서 한국적 미감을 기반으로 전통과 현대, 구상과 추상, 수묵과 채색이 공존하는 화면을 찾아냈다. 한층 자유로운 구성과 역동적인 구도, 여기에 해학과 풍자를 곁들인 통쾌한 감흥이 깊숙이 스며있다, 그런 점에서 이 전시는 ‘김대원 회화의 완결’편으로 평가되는 것이다.

지형원 발행인


지형원 발행인 mhtong@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