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원일 사진전 ‘ Uprooted’

3일~12일까지 국윤미술관

2017. 03.02(목) 10:39

송원일 작 \'뿌리 뽑힘\'

광주출신의 사진가 송원일씨가 서른 네장의 낯선 사진작품을 들고 고향을 찾았다, 이 사진들은 작가가 아시아의 여러 지역을 여행하면서 카메라에 담은 이방인의 시선과 낯설고도 익숙한 삶의 모습들이다. 3일~12일까지 광주 국윤미술관

송원일은 광주일고를 거쳐 성균관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대기업 회계업무를 담당하다가 돌연 사표를 내고 카메라 하나와 사진관련 책 몇 권을 들고 태국과 인도로 떠났다, 당시 자신을 구해줄 수 있는 것은 사진밖에 없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것도 결혼을 넉 달 앞두고 네 번째 사표(辭表)를 던졌다면 작가의 ‘대책없음’ 도 알아줄만 하다. 신혼여행을 가는 비행기 안에서 들었던 로이 부캐넌(Roy Buchanan)의 블루지한 기타연주의 이미지를 떠올리며 사막과 사지를 넘나들며 낮은 곳, 음습한 곳, 진 데(Gutter) 에서 흐느끼는 곡(哭) 소리를 사진에 담았다,

그리고 어려서 프랑스로 입양되어간 주희가 손목과 쇄골에 새긴 타투를 보면서 뿌리를 찾기 위해 한국에 온 그녀의 모습과, 뿌리를 부정하기 위해 십년을 떠돌았던 작가의 모습을 중첩시킨 작품도 있다,

작가는 “ 가족이라는 껍질, 권위라는 껍질, 제도라는 껍질을 깨고 싶어 머리를 밀고 70리터 배낭을 메고 떠났다.”면서 그것이 방랑이든 자유든, 도피이든 자신에게는 혁명으로 받아들여졌다고 말하다.

그러나 작가가 몸으로 담아낸 사진은 여행사진이라기 보다는 낯선 동시에 어딘지 익숙한 삶의 풍경들이다. 그래서 그의 작품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가슴께를 찌르는 듯한 통증이 느껴진다.

그는 그동안 'Uninvited', '선데이 홍콩 Sunday in Hong Kong', '흐르는 뿌리 Travelling Roots'이라는 이름으로 세 번의 전시회를 가졌는데 그때마다 전시장 관람객들은 ‘아프다’고 말했다.

그런 점에서 작가의 사진은 리얼리티를 넘어 ‘사진의 문학적 접근'. 즉 진솔한 스토리를 말하고 있는 것이다.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라 그 이면에 숨겨진 이야기가 떠오른다.

이번에 국윤미술관에서 선보이는 작품의 주제는 ‘ 뿌리 뽑힌’을 뜻하는 Uprooted’이다. 지난 10여년 간 아시아지역에서 촬영한 여행사진 시리즈 중 하나이지만 광주는 그의 뿌리가 있는 곳이자, 뿌리가 뽑힌 곳이라는 점에서 또 다른 의미를 준다.
한편, 이번 전시가 끝난 뒤 오는 6월 7일부터 13일까지는 <시마이 Apoptosis>라는 제목으로 서울 인사동에 위치한 'G&J 광주전남갤러리'에서 그의 다섯 번째 전시를 가질 예정이다.

문의: 062-232-7335/ 010-9093-3791

지형원 발행인 mhtong@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