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류 서양화가 나 강의 '첫 귀향전'

8일~12월 3일까지 수완재활요양병원 재복갤러리

2016. 11.11(금) 21:51

나 강 작 '바다이야기'

여류 서양화가 나 강 초대전이 8일 광주 수완지구 재복갤러리에서 오픈식을 갖고 한 달 간의 전시일정에 들어갔다. 전시회는 12월 3일까지 계속된다.

나 강 작가는 광주출신으로 조선대미술대학 회화과를 1회로 졸업하고 서울과 제주에서 세 차례의 개인전을 가졌으며 고향 광주 초대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나강 작가는 대학 졸업 후 제주로 건너가 오랫동안 지내면서 아트제주를 비롯해 ‘독도 아리랑’ ‘아시아제주’ 등 비중 있는 단체전에 참여하였다.

나 강은 이번 첫 귀향전에 떨어져 지냈던 20여 년간의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았다. 어쩌면 어머니의 결혼이불에서나 보았을 비구상적 요소의 ‘이불’을 비롯해 오브제를 이용한 설치작품, 제주바다의 연작 시리즈와 미니멀 회화에 이르기까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펼쳐놓았다.

그러나 그가 추구하는 회화의 근본은 제주바다와 풍경으로 집약된다. 페인팅작업에 제주의 바닷가에서 주운 조개껍질에 색을 칠해 오브제로 사용함으로써 장소성과 독특한 질감을 전해주는 등 현장과의 조화가 돋보인다.

그러나 역시 관심을 끄는 작품은 ‘바다이야기’ 시리즈이다 . 그의 바다이야기에는 다양한 종류의 물고기와 해초, 해녀가 등장한다. 그는 이 바디 속에서 숨 쉬고 살아가는 모든 생명체를 가족이라는 울타리에 보듬으면서 각기 다른 내용의 대화를 나누는 듯한 느낌을 준다. 마치 가정에서 어머니가 가족으로 살아가면서도 한사람 한사람과의 대화가 다른 것과도 같은 이치다.

시인 윤동주가 ‘별헤는 밤’에서 ‘별 하나에 추억’을 생각했던 것처럼, 몇 년전 ‘워낭소리’라는 영화에서 늙은 황소와 늙은 농부의 이야기가 우리 모두의 눈시울을 적셨던 것처럼 나 강 작가는 바다의 생명체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행복한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는 것 같다. ‘그가 내 이름을 불어주었을 때 비로소 꽃이 되었던 것’처럼 그는 바다 속 생명체의 슬픈 이야기까지도 귀 기울여 들어주면서 가족으로 껴안는 모습에서 짙은 모정(母情)이 느껴지기도 한다.

미술평론가 장준석은 " 그의 회화에는 마치 생명이 살아숨쉬는 듯 소근대는 정감과 은유적인 면이 잘 혼합되어 있다"고 평한다.

한편, 나 강 작가는 초기 이 지역 서양화단의 텃밭역할을 했던 고 나점석 선생의 딸이다. 아버지가 이루지 못한 꿈을 실현하기 위해 미술대학에 진학했고 지금도 그날의 다짐을 생각하면서 부단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8일 오후 6시에 열린 오픈식에는 아버지의 제자이자 나강 작가의 은사인 서양화가 김종수 양영남 우제길 선생 등이 참석, 뜻깊은 전시 오픈식이 되었다.

나 강 작가는 작가노트에서 “ 태어나고 자란 광주에서의 첫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무척 설레였다.”면서 “ 제 2의 고향이 된 제주의 자연을 회화적 이미지와 조형적 표현으로 해석해냈다.”고 밝혔다.

한편, 수완재활요양병원 1층에 개설된 재복갤러리는 30평 규모로 오픈 이후 전국의 유명작가들의 릴레이 초대전을 개최하고 있으며 재복이라는 이름은 고길석 원장이 부모님에 대한 보은의 뜻을 담아 이름자 가운데 한자씩을 따서 지은 것이다. 수완재활요양병원은 부지 3천여평에 지하 2층 지상 6층 건물로 270베드를 갖춘 재활전문요양병원이다.

문의: 062-950-9500/ 010-5283-2876

지형원 발행인 mhtong@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