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의 삶, 미완의 꿈”

故 심숙희 회고전 15일~21일까지 무등갤러리

2015. 10.15(목) 11:12

심숙희 작 '어떤 기억'

여류작가 고(故) 심숙희 회고전이 15일~21일까지 광주 예술의 거리 무등갤러리에서 열린다.
함께 그림을 그렸던 남부현대미술제광주지회, 현대미술아팅회가 공동으로 마련한 이번 회고전에는 생전 그녀가 그토록 찾고 싶어 했던 ‘어떤 기억’들이 연작으로 선보인다.

그랬다. 그녀는 아내와 어머니로서의 역할을 어느 정도 매듭지은 뒤 그림에 인생을 바치기로 작정하고 미술대학에 진학했다. 한눈을 팔 겨를이 없어 밤을 세워가며 그림을 그려 전남도전과 무등대전에서 다섯 차례나 특선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아들, 딸 같은 아이들과 공부를 하면서도 항상 가장 늦게까지 작업실에서 그림과 씨름했다고 전해진다.

그녀는 어쩌면 고구려 사람이었는지도 모른다. 고구려의 고분벽화나 기왓장의 무늬에 마음이 쏠렸고 구상과 추상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애써 ‘어떤 기억’ 들을 되살려 내려고 노력했다.

故 심숙희씨

마음이 편안해질 때는 그림에 색동저고리의 깃을 넣고 어쩌면 이 세상을 떠나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는 예쁜 ‘기러기 한쌍’을 그려 넣어 행복했던 그 시절의 기억을 되살리기도 했을 것이다.

다시 보는 그림들은 조용하고 단아했던 생전의 모습 그대로다. 비록 미완의 삶을 살았지만 그의 예술은 언제나 화려한 소풍을 꿈꾸며 그렇게 남아 있다.

심씨는 만학으로 호남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뒤 국립광주박물관과 순처 도솔갤러리에서 두 차례 개인전을 열었으며 한국 일본 싱가포르 현대작가전, 남부현대미술제, 베트남-한국 프랜드십특별전, 광주현대미술제 등에 참여했다. 보성군립미술관, 국립광주박물관 강진 와보랑께박물관 등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

문의: 010-6602-5370

박원지 기자 mhtong@hanmail.net        박원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