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가 정산 백현호의 '속살이 보이는 산수화'

9일~15일까지 예술의 거리 무등갤러리

2015. 04.07(화) 09:36

백현호 작 '그림자를 남기며 걷는 길'

한국화가 정산 백현호씨가 9일부터 15일까지 광주 예술의 거리 무등갤러리에서 15번째 개인전을 갖는다.

백씨는 장성출신으로 전남대 예술대학과 대구대학교 대학원을 거쳤으며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 2회 , 대한민국한국화대전 대상 및 우수상 등을 수상했다. 대한민국미술대전, 대한민국한국화대전, 무등미술대전, 광주시전 등 많은 공모전 심사위원을 역임했다.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은 크게 두 개의 방향이다. 대부분의 작품은 장지에 분채를 덧입혀 질감을 강조한 산수화이고, 또 하나는 장지에 혼합재료를 이용한 꽃 시리즈다. 하늘과 산의 형태는 면으로 구분짓고 산의 큰 흐름은 색을 덧입혀 산맥을 만들었는데 그는 억겁의 세월과 세상사의 인연을 한폭의 산수화에 담아놓았다.

작가는 이번에 애호가들에게 뭔가 그림에 대한 말걸기를 시작했다. 장지를 배접해 그 위에 몇차례 화려한 분채나 석채를 바르고 다시 흰색채를 얹어 그 속에 있는 형태들의 자연스럽고 은은하게 베어나게 한 것이다. 팸플릿으로 확인되지 않지만 실물을 보면 그가 얼마나 오랫동안 작업에 매달렸는지 알 수 있다. 밀도감과 진정성이 느껴지는 회화이다. 이른바 속살이 보이는 산수화다.

작가는 그림 속에 철학을 담았다. 산에 오르는 사람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먼저 가는 사람은 꼿꼿하게 걸어가고 뒤따르는 사람들은 허리가 굽었다. 허리가 굽도록 뒤따라가지만 앞서가는 사람을 붙잡을 수 없다. 힘겨운 세상살이를 직설화법으로 말하지 않고 아주 조용하게, 그리고 내밀하게, 더러는 은은하게 독백처럼 말하면서 화가인 자신의 삶에 대해서도 다소는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낸다.

꽃은 화려하다. 장지에 혼합재료를 썼기에 그 화려함이 그림 밖으로 넘쳐나지는 않으나 꽃이 안고 있는 뜨거움은 금방 느낄 수 있다. 불타오르는, 더러는 말못할 안타까움이 꽃의 가슴에 쌓여 있거나 꽃잎으로 흩날리고 있다.

문의: 010-6613-2455

지형원 대표 mhtong@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