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목공예가 에른스트 감펠의 치유의 미학

21일까지 신세계갤러리
3일, 10일, 17일 키즈아트클래스

2015. 01.02(금) 02:16

에른스트 감펠의 목공예

신세계갤러리는 갤러리 LVS와 공동기획으로 지난해 30일~1월 21일까지 독일 출신의 목공예작가 에른스트 감펠(Ernst Gamperl)의 목공예 작품 40여 점을 소개하는 전시 “에른스트 감펠: 치유의 미학”展을 개최한다.

독일 뮌헨 태생의 감펠은 17세부터 목공일을 배우기 시작해 20대 중반에 독립 공방을 열어 유럽은 물론 세계 곳곳에 초대전을 가진 바 있다. 정규적인 미술교육을 받지는 않았지만 현장에서 익힌 기술력과 타고난 감각으로 전통에 구속되지 않은 새로운 스타일을 창조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일상생활에서 사용 가능한 실용적인 소품과 조형성에 중점을 둔 다양한 크기의 완결미를 갖춘 오브제들이 전시된다. 나무의 흠집과 상처들, 리드미컬하게 휘어진 곡선과 뒤틀린 형태가 눈에 띈다. 감펠은 작업초기에 그릇 모양의 작품을 제작하다 실패하는 과정에서 비대칭 형태가 주는 긴장감과 나무의 특성이 그대로 드러나는 질감에 매료되었다.

이후 감펠은 나무의 독특한 재질과 특성을 잘 부각시키는 자유로운 형태 탐구에 집중한다. 그는 흠집이 있거나 잔가지가 자라면서 생긴 흔적과 옹이 등 나무가 본래 지니고 있는 개성을 고스란히 작품에 담고자 했다. 보통 목공예는 나무의 가로 방향을 살려 작업을 하는데 반해 감펠은 세로 방향으로 재료를 자르고 결을 거슬러 형태를 깎아 나간다. 완전히 마르지 않은 나무의 독특한 결을 살려 가공하는 과정 이후 남아있는 습기가 마르면서 자연스러운 형태 변화가 추가적으로 발생하게 된다. 흠집이 있거나 옹이가 있던 부분은 뒤틀리고 찢어지기도 하는데, 그것 자체가 작품이 되는 것이다.

즐겨사용하는 나무는 단풍나무, 너도밤나무, 이탈리안 올리브나무, 오크나무 등이며 태풍이나 기상악화를 견디지 못하고 쓰러져 생명을 잃은 나무를 재료로 작업한다. 나무결의 흠집이나 상처가 감펠의 손길을 거쳐 새로운 생명을 얻고 시간의 흐름을 따라 스스로가 완성된다.

전시 기간 중 겨울방학을 맞이한 어린이들을 위한 <키즈아트클래스>가 진행되는데, 에른스트 감펠의 작품을 이해해고, 주 재료인 나무를 이용하여 을미년을 기념한 ‘양’을 만들어 갈 수 있다


박원지 기자 mhtong@hanmail.net        박원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