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섭 '원초의 풍경'전

20일~내년 2월 1일까지 상록전시관

2014. 12.17(수) 21:36

Schwarze Malerei 180x135cm mixed media on canvas 2004

‘김유섭 원초의 풍경’전이 20일~내년 2월 1일까지 광주시립미술관 상록전시관에서 열린다.
전시 개막은 23일 오후 5시에 진행된다.

이 전시는 창의성과 두드러진 작업역량으로 지역미술계의 중심을 이룬 작가를 선정해 초대하는 자리다.

올해는 치열한 사유로 ‘회화의 복귀’를 추구해 온 김유섭 작가를 초대하여 지금의 작업에 이르기까지 거쳐 온 변화와 결과 된 다양한 작품세계를 조명한다.

세상의 패러다임에 수긍하지 않는 김유섭은 철학적 성찰을 바탕으로 ‘검은 회화(Schwarze Malerei)’를 발표하면서 국제미술계에서도 인정받는 화업을 이루어내고 있다.

김유섭 작가는 1980년대, 조선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하고 철학의 나라 독일로 유학의 길을 떠나 독일 베를린예술종합대학에서 수학했으며, 올해 8월, 조선대학교 미술대학 교수로 임용되었다.

김유섭 작가가 머물렀던 10여 년간 독일의 상황은 동‧서독일의 냉전체제와 독일의 통일이라는 역사적 사건이 공존했던 복잡한 시기였으며, 여러 가지 급변한 사회문화적 환경이 김유섭 작가에게 많은 자극을 주었다.

김유섭은 최소한의 요소 이외의 불필요한 형식이나 습관들의 모호함 등을 제거하고 색이 발생하기 이전의 상황으로 들어가 보는 것이었다. 그가 모든 군더더기를 지우고 다다른 곳은 태초의 암흑과도 같은, 분화를 시작하기 직전의 덩어리였다.

그 결과 탄생한 작품이 검은 그림(Schwarze Malerei)으로, 켜켜이 쌓인 두꺼운 흑색 물감 층은 거친 표면을 형성하면서 강렬한 생명력과 태초의 원시성을 구사했다.

2000년 이후 검은 그림에 차츰 붉고 푸르스름한 유색의 색들이 섞여 들면서 이루어진 작업이 시리즈이다. 언뜻 검은 그림이 변화하는 중에 있는 작업으로 비춰질 수도 있으나, 검은 그림은 항상 회기 할 수 있는 뿌리 같은 존재이며, 유색 그림은 좀 더 적극적으로 빛 에너지를 주입하여 창조 영역의 가시화를 시도한 것이다.

2008년 이후 김유섭의 작품은 밝은 원색의 화면으로 바뀌었다. 검은 빛이 물러가고 화려한 빨강, 파랑, 노랑의 색상들이 섞이고 퍼지면서 황홀한 에너지를 뿜어내는 세 번째 시리즈 이다. 어둠 속에서 움직이는 기운의 흐름이 색으로 발광 했다.

작가의 말을 빌리자면, 자신의 작업이 추상회화로 보여 지지만 회화의 복귀를 위해 이루어지는 진행형 작업이며, 완성되지 않은 형태이기 때문에 추상으로 읽혀질 수도 있다고 설명한다. 작업 역시 구상과 추상의 경계에 서있음이 느껴진다.

김유섭의 ‘회화의 복귀’를 위한 실험 작업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다. 그는 멈추지 않고 사유하고 탐구하는 태도가 작가의 의무라고 여긴다. 사운드를 회화와 접목시키는 작업에도 관심이 많다.

전시구성은 1,2,3실은 검은 그림 (Schwarze Malerei), 드로잉이, 4, 5전시실 유색그림 ‘Energy Field’시리즈, ‘Piece of Paradise’시리즈, 6전시실
슬라이드 영상 상영을 보여준다.


박원지 기자 mhtong@hanmail.net        박원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