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종-광주권번 한옥 전주로 넘겨질 판

광주시 등 무관심 90년 역사 사라지다

2013. 06.27(목) 14:59

기생조합의 후신으로 수많은 예인(藝人)들을 양성했던 광주권번의 3칸 한옥건물이 광주시 등의 무관심으로 전주로 넘겨질 위기에 처해 있다.
광주권번은 광주시 남동 21번지 (김녹호병원 뒤)에 있었으나 아시아문화전당 건립공사가 시작되면서 철거돼 화순지역 국악애호가가 보관해 왔다. 하지만 이지역에서 관심을 보이지 않아 최근 전주지역의 한국무용가에게 무료로 넘겨주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이를 보관해온 최 모씨는 “근대사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생각으로 광주시 등 관계기관에 보존의 의사를 타진했으나 아무런 관심을 보이지 않아 가치를 인정하는 사람에게 넘겨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건물은 완주에 건립되는 제 2 한옥촌에 '권번' 이란 이름으로 재건축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광주권번은 1928년 4월 10일 광주기생조합이 자본금 오천엔의 법인체 주식회사로 바뀌면서 설립된 일종의 예인교육기관이다. 국악애호가 정덕범이 부지를 기증하고 당시 지역의 유지였던 최씨, 정씨, 지씨 등이 건축비를 제공해 제각형태의 3칸짜리 한옥을 지은 것으로 기록돼 있다. 박선홍 광주시문화재위원은 “대청마루에서는 무용교육이 이뤄지고 나머지 2개의 방에서는 기악과 창을 가르쳤으며 건물 한켠에 조그만 건물을 지어 사무실로 사용했다”고 증언하고 있다.
권번(券番)이란 갑오경장 이후 관기제도의 폐지와 함께 광주 9년(1905년) 궁중여악이 폐지되자 관기들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교방을 모방하여 만든 것으로 1914년부터 불려진 명칭이다.
광주권번은 기생학교인 학예부를 설치하여 동기(童妓)를 교육하였으며 학예부에는 학감과 부학감, 교사 약간명이 재직했다. 당시 학감은 박동실 성원목(성창순의 아버지) 에 이어 정광수가 맡았고 취체(규율담당)는 한홍매 노녹주 박화선 등이었다.
광주권번은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 예절교육과 가야금, 기악, 춤수업을 하였으며 이후에는 개인복습 시간을 갖거나 일본어 교육을 받았다. 일제시대는 70~80명, 해방 후에는 400여명에 달한 때도 있었다.
광주권번의 교사는 박영구 이창조 박초선 김금옥 조모인(조앵무) 이명석 한진옥등이며 광주권번 출신의 국악인은 장월중선 이매방 한애순 박화성 박송희 김매실 박홍매 박녹주 박봉선 김연수 이 향 박묘란 박춘선 김진옥 김춘매 박송이 김금성 이경희 김화선(임방울의 생녀) 등이 있다. <通>